아름답기로는 '성 베드로의 해방'이 '아테네 학당'보다 더 나은듯. 난 극적인 걸 좋아하나보다.
바티칸 박물관과 연결된 시스티나 성당에 가니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천장과 전면에 있다. 인류 최고의 작품이라는 등의 평가 때문에 큰 기대를 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아니면 내 취향이 아니서인지 몰라도 큰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산만한 느낌. 기독교 신자가 보면 큰 감동을 느낄 것 같다. 오디오 가이드를 귀에 대고 천장과 벽을 바라보면서 그림의 내용과 의미를 하나씩 이해하는 재미는 있었다. 이해가 안되서 두 번씩 들었다.
시스티나 성당 벽에는 미켈란젤로 외에도 라파엘로를 비롯한 다른 화가들의 그림도 있었다. 미켈란젤로에게 천지창조를 의뢰하기 전에 이미 다른 화가들이 그렸다고 한다. 예수와 모세를 대조해가며 벽 양쪽으로 성경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림 속에 교황의 권력을 다지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하는데, 라파엘로 방에서 본 그림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당시에는 그림의 자유시장이 형성되기 전이어서 주문자의 의도가 그림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으므로 당연한 결과일 것 같다.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아쉬웠다.
바테칸에은 현대 미술도 다수 있었다. 현대 미술을 비롯한 몇몇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난 다 보지도 못했는데, 애들과 애엄마는 세 시간 전에 모두 다 보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몇 개 방은 관람을 포기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바티칸 박물관 내 카페에는 피자와 샌드위치를 팔고 있었는데 독점이라 그런지 그닥 맛이 좋지 못하다. 바티칸 대성당에 가려면 어차피 바티칸을 나와서 다시 성당 쪽으로 걸어서 재입장해야 하므로 바깥 식당에서 먹는 것 추천.
성 베드로 성당 입장하는 줄이 1킬로미터는 서있다. 입장하는데 한 시간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성 베드로 성당은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다고 한다. 내눈에는 바로크 양식과 성당은 웬지 잘 안어울리는 것 같다. 익숙치 않아서 그럴 것 같기도 하다. 내부도 마찬가지. 매우 크고 웅장했는지만, 낯설다.
마치고 나오니 바깥은 이미 깜깜하다. 내일은 특별한 일정을 잡고 있지 않았는데 집에 있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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