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6일째 "건축물을 보고 눈물 흘려본 적 있나" in Barcellona

gentsa 2015. 1. 17. 07:01

 

 

 

 

 

 

성가족 성당은 정말 대단했다. 외관은 여기저기 공사중인데다 그동안 티비나 사진을 통해 보아왔기 때문에 그냥 대단하다는 느낌 정도였다. 하지만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아 그 압도되는 느낌이란.. 나의 입은 계속해서 '우와'를 외치고 있었고, 벌어진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

 

정말 아름다웠다. 나는 거대한 나무숲 아래 놓여져있었다.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둥들은 흡사 나무들 같았고, 나무들 중간중간에 놓여진 수많은 집들과 그 아래 형성된 넓은 공간에 놓인 나. 그 거대한 나무들과 집들 중 허투루 만들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난간 하나하나도 평범하지 않고 뒤틀려 곡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내가 건축물을 보고 깊은 감동을 느낄 거라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난 아름다운데다 압도적인 건축물에 눌려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가우디의 건축 양식이 자연친화적인 모더니즘 건축이라 하던데, 그게 뭔소린지 알겠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이제까지 내가 보아왔던 성당의 그것과 달리 '모던'하다.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은 나무들을 형상화한 것이 분명해보이는데,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루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약간은 초현실적이기도 한 것 같다.

 

큰애가 요즘 진로에 대해 고민중인데, 관람을 마치고 나오더니 건축가가 되어야겠다고 한다. 물론, 내가 미적 감각이 있어야하는데 괜찮겠냐고 했더니 바로 안되겠다고는 했다. ㅎㅎ

 

카메라 배터리를 놓고와 폰카로 찍을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이런 허접한 사진을 올려야 하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게다가 집에 와 노트북를 켜보니 화면이 안나온다. 이를 어찌 해결해야할 지 난감하다.

 

오후에는 피카소 박물관에 갔다. 피카소의.초기 작품부터 후기 작품까지 간략하나마 해설과 더불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웬지 피카소를 제대로 이해한 기분이 들었다. 피카소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재해석해서 자기 방식대로 그린 그림도 볼 수 있었는데 보는 순간 웃음이 났다. 아이들도 그건 재밌었나보다. 덕분에 기프트샵에 가서 기쁜 맘으로 그림 엽서를 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