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네르하 동굴과 알함브라 궁전에 다녀왔다. 네르하 동굴은 천연동굴인데, 종유석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장관이다. 카메라를 두고와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동굴의 규모도 상당하다. 동굴 입구에는 현재까지 발견된 벽화 중 가장 최초의 것이라 추정되는 동굴벽화가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나와 가족들의 눈에는 안보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표시되어 있는 부분을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오후에는 그라나다에 가서 알함브라 궁전을 보고왔다. 스페인에 가서 반드시 봐야 할 것 중 하나라는 말에 굉장히 화려한 궁전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사실 스페인 왕궁이나 베르사이유 궁전에 비하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특히 세비야에서 본 황금의 세비야 성당과는 대조적이다. 이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동서양의 문화의 차이일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알함브라 궁전은 중세의 건축물이고 앞의 두 궁전은 근대의 건축물이며, 알함브라 궁전은 파괴의 정도가 심해 현재까지도 복원이 되고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알함브라 궁전의 가장 큰 볼거리는 건물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있는 기하학적 문양인 것 같다. 기와나 벽돌을 찍어내어 붙인 것이 아니라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새긴 조각들인데, 이러한 조각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인간의 원시적인 노고가 직접 느껴지는데서 오는 화려함은 황금이 주는 것과는 다른 깊이의 감동을 주는 것 같다.
동서양의 문화가 함께 있는 궁전이라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슬람의 느낌이 훨씬 강하지 않은가 싶다. 기하학적 문양들이 르네상스 이후의 궁전의 벽을 장식했던 문양들과 비슷하다는 점, 지나가다 보인 아래 사진의 건물이 르네상스 문화라고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본 감나무. 우리나라의 감나무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반갑다. 벌써 우리나라가 그리운가? 하지만 감나무 뒤에 보이는 풍경은 영락없는 지중해의 집들이다. 예전에 집 짓는 걸 공부했을 때 주황색 새스패니쉬 기와가 참 마음에 들었다. 스패니쉬 기와 지붕을 한 집을 짓는 꿈을 갖기도 했었는데, 과연 그 꿈이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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