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숙소(14th st) 위로 올라가면서 미드맨하탄을 다녀왔다. 뉴욕은 유럽인들이 미국에 정착하면서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로 발전해왔고, 애초에는 로우맨하탄에만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인구가 늘어나 북쪽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미드맨하탄이 로우 맨하탄보다 더 중심지라고 한다. 초고층 마천루와 박물관 등이 미드맨하탄에 포진해있다. 9.11 사태 이후 로우맨하탄에 다시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등 최근에는 그 흐름이 조금 달라졌다고 하는데, 여전히 뉴욕 하면 타임스퀘어를 중심으로 한 미드맨하탄이 더 유명하다.
미드맨하탄으로 올라가면서 볼 수 있는 첫 번째 마천루는 플랫아이언 빌딩이다. 브로드웨이가 5번가 도로를 횡단하면서 생긴 삼각지 모양의 땅에 그 지형을 그대로 살려 다리미 모양으로 지은 건물이다. 맨하탄에서 고전양식으로 지은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고 하고, 독특한 모양 때문에 뉴요커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맞은 편에는 매디슨 스퀘어 공원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링컨 대통령 동상이 있었다.
위로 올라가다 보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최초의 100층 건물이라고 하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빌딩이다. 뉴욕의 전망대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록펠러센터의 탑오브더락 전망대가 가장 유명한데, 많은 이들이 탑오브더락에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보는 것이 더 좋다고 하여 나도 그렇게 했다. 다만, 뉴욕의 야경은 호들갑 떨 정도의 느낌을 준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유럽에 갔을 때에는 참 야경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뉴욕은 그렇지 못하다. 아픈 몸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초고층 건물의 조명이 나에게는 그닥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뉴욕의 느낌을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뉴욕은 너무 시끄럽다. 도로를 꽉 채운 자동차들이 내는 경적소리, 구급차들의 사이렌 소리들이 피곤하게 한다. 큰 애는 이런 분위기를 즐기고, 작은 애는 나와 비슷하게 피곤해 한다.
다시 위로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브라이언트 파크와 뉴욕 공립도서관. 브라이언트 파크에는 겨울에는 아이스링크가 생기는 모양이다. 그리고 공원 안에 여러 임시 상점들이 들어섰다. 공원에는 많은 의자들이 있어 쉬어가기가 참 좋다. 아주 작은 광장에도 어김없이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시민 누구나 편하게 쉬고, 광장과 공원을 즐긴다. 뉴욕 공립도서관에는 시민들보다 관광객들이 더 많은 듯하다. 3층의 축구장만하다는 열람실에는 아예 관광객이 갈 수 있는 장소와 공부하는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곳을 반반으로 나누어 놨다. 도서관은 1892년에 완공됐다고 하는데, 그 때는 미드맨하탄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일듯하다.
타임스퀘어와 록펠러 센터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다. 타임스퀘어 주변 뮤지컬 극장에는 뮤지컬 관람을 위해 입장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고, 타임스퀘어에서는 사방에 전광판이 번쩍인다. 전광판에는 작은애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이 엘지전자 광고를 통해 나왔는데, 카메라를 갖고 있던 애가 어느새 그 사진을 찍었나보다. 순간 어제 숙소를 알려주던 사람에게 방탄소년단을 아냐고 물어보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록펠러 센터에는 크리스마스 시준을 맞아 아주 큰 크리스마스 트리와 여러 조명들이 반짝였고, 절반은 관광객인듯한 많은 사람들이 그 분위기를 즐겼다. 다만, 나와 우리 작은애는 그닥 좋은지 모르겠다.
세인트 패트릭스 성당은 뉴욕에서 가장 큰 성다인데, 유럽의 고딕양식의 성당들과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지어진지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500년도 더 된 유럽의 성당들에 비해 신삥 건물인 느낌 정도이다. 애플5번가 유리 건물은 공사중이어서 아쉬웠다. 뉴욕타임즈 건물에 들어가보았는데, 조경용 정원이 참 편안한 느낌을 줬다. 허리만 괜찮았으면 그랜드센트럴역, 크라이슬러 빌딩, 시그램빌딩 등을 가보고 싶었는데, 오후 들어 30분 걷고 10분을 앉아 쉬어야 할 정도로 허리가 좋지 않다. 내일은 박물관들을 둘러보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뉴욕의 식사는 맛있긴 한데 참 느끼하다. 아침에는 베이글, 점심에는 햄버거를 먹었더니 저녁이 되어서도 배가 고프질 않다. 그래도 가끔 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 아마 우리나라에 돌아가서도 가끔 생각나 미국식 베이글집과 햄버거집을 찾을 듯하다. 오늘 길에 홀푸드마켓에 들러 장을 봤는데, 토마토와 사과가 싱싱하다.
새벽에 잠을 깼는데, 잠을 다시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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