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갔던 곳은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 로마의 성당들 중 가장 높은 지위를 갖는 성당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성당쯤 되는 곳 같다.
이 성당은 우선 우리가 그동안 다른 곳에서 봐왔던 고딕양식이나 비잔틴 양식의 건물과는 달랐다. 처음에 봤을 때 과연 이게 성당이 맞나 싶었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궁전 느낌이랄까. 하지만 지붕 위에 있는 예수와 그의 제자들 동상들을 보니 성당이 맞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바로크 양식이라고 하고, 16세기 이후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들이 꽤 되는 모양이다.
내부는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특히 프레스코 벽화가 아름다웠다. 박물관에서 홀로 떨어진 프레스코화를 봤을 때에는 그닥 감흥이 없었는데, 프레스코화가 벽과 지붕을 모두 덮고 있고, 금장식의 액자 테두리를 하니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바로크 미술이 주는 깊은 느낌과는 다른 화려하고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프레스코화를 제대로 느낀 것 같다.
성당에는 예수의 열두 제자 각각을 조각한 동상이 있다. 성경에 문외한인지라 누가 누군지 모르겠었는데, 큰 애가 인터넷 검색을 해서 누구인지, 어떤 상징으로 표현됐는지 설명해줬다.
성당을 나와서는 콜로세움에 갔다. 갔더니 엄청난 줄이.. 다행히 우리는 로마패스를 사놓아서 빨리 입장할 수 있었다. 그 거대한 건물이 2천 년 전에 세워졌다고 하니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고대 로마에서 만들어진 법이 그 기본적인 틀에서는 변함없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로마시대의 정치제도에 대해서도 감탄하며 본 적이 있다. 고대 로마의 뛰어난 문명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에 오기 전에 세계사에 대해 공부하고 왔어야 했다.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보니 수박 겉핥기 식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공부를 좀 더 하고 왔으면 얼마나 더 재미있었을까.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난 이태리식 샌드위치가 먹고싶었는데 애들이 햄버거를 먹고 싶어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햄버거가 그닥 맛이 없다. 샌드위치를 먹었어야 했는데.. 우리나라에 돌아가서도 여기 샌드위치가 생각날 것 같다.
콜로세움을 나와서 간 캄피돌리오 광장에는 미켈라젤로가 설계한 계단이 있는데 아랫쪽보다 윗쪽을 더 넓게 만들어 밑에서 봐도 직사각형으로 보인다고 한다. 난 이런 건 눈으로 확인하고 실제 길이를 재봐야 속이 시원하다. 밑에 내려가서 멀찌감치서 계단을 바라보니 실제 그렇다. 올라가는 길에 중간 부분의 길이를 재보니 14걸음 반, 맨 꼭대기의 길이는 17걸음이었다. 음.. 미켈란젤로 짱!!
광장에 있는 카피톨리노 미술관에는 고대로마의 조각품들이 주로 있었다. 몇 가지 작품들이 볼만했다. 이 외에도 2층에는 카라바조의 작품 한 점을 비롯해 바로크 사대의 회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에 들어가 조금 보고 있는데 갑자기 직원 두 명이 곧 2층을 닫는다며 나가라고 한다. 미술관 전체를 닫는 것도 아니고 2층만 닫는단다. 이게 뭔일인가 싶었지만 말도 잘 안되는 영어로 따질 수도 없어 잠자코 나왔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나와보니 광장 계단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집회를 하고있다. 뭔 집횐가 싶어 사진을 찍어 와 집에 와서 플랭카드 문구를 번역해보니 노조의 집회였다. 이탈리아 생디칼리즘 노조. 박물관에서 2층을 닫는다고 한 건 아마도 노조원들이 부분파업을 했기 때문이지 싶다. 우리는 여행 와서 노조 파업 때문에 미술관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험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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