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일째 "아직 시차적응중" in Paris

gentsa 2014. 12. 24. 05:35

 

 

아침 6시 반에 눈이 떠졌다. 어제 밤 1시 넘어 잠이 들었는데, 5시간 만에 눈이 떠졌다. 어제 고생한 거 생각하면 12시까지 자도 모자라지만,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후 2시 반이니 그럴 법도 하다. 아침부터 일어나 블로그 글을 쓰고, 안되는 유심을 다시 한 번 껴보고, 어제 잘 때까지 되던 와이파이가 왜 안되는지 애엄마를 깨워서 물어보고, 결국 온 식구들이 8시에는 모두 일어나게 됐다. 

 

햇반과 한국에서 싸온 반찬, 그리고 3분 카레로 아침을 먹고 나섰다. 어제 밤에 도착해 제대로 보지 못했던 아파트 앞에서 사진도 찍고, 나오는 길에 빵집에 들러 빵을 샀다. 줄을 서서 빵을 사는 모습이 신기하다. 전철역 가는 길에 장이 섰다. 다른 곳에 가니 거기도 장이 선 걸 보니 오늘이 장 서는 날인가 싶기도 하다. 보이 텔레콤에 가서 유심을 샀다. 유심 구입비까지 한 달에 35,000원이니 약간 비싸지만 어쩔 수 없다.

 

첫 행성지는 몽마르뜨 언덕. 변두리스러운 모습에 이게 몽마르뜨 언덕 맞냐고 했더니 맞단다. 파리에 언덕이 두 개 있는데, 그 중 하나라고. 몽마르뜨 언덕에 올라서 보니 과연 파리에는 산이 없다.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오르려면 숨이 턱까지 차는 산이 있는 서울과 비교된다.

 

몽마르뜨에 언덕 위에 있는 샤크레퀘르 성당. 제법 웅장한 모습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19세기 후반에 지어졌고, 비잔틴 양식의 성당이란다.

 

천장 벽화가 흥미롭다. 예수의 모습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고, 그에 반해 인간들의 모습은 지나치게 축소되어 있다. 예수의 모습도 자연스럽지 않다. 작가의 의도가 있긴 하겠으나, 전혀 감동스럽지 않다.

 

 

 

그에 반해 오후에 갔던 뤽상부르 공원에서의 퐁뗀느 메디시스 조형물은 아주 인간적이고, 역동감이 넘친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정보가 없어 무엇을 형상화한 건지 알 수는 없으나, 독사에 물려 죽은 부인을 지하세계에 가서 구해오다가 마지막 순간을 넘기지 못하고 뒤를 돌아봐 결국 부인이 사라졌다는 오르페우스 신화 같기도 하다.

 

       

 

 

 

파리는 카페의 도시 같다. 동네방네 카페가 넘쳐나고 아침부터 낮부터 사람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고, 와인을 마시고, 아주 맛있게 담배를 핀다. 저 사람들은 대체 언제 일하나 싶기도 하다. 잠깐 서는 시장도 오후 2시까지만 한단다. 2시 넘어서는 다들 카페에 가나? ㅎㅎ 그들의 여유로운 삶이 부럽다.

 

버스를 타고 움직이나 파리의 생동감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중심가 거리의 건물들은 몇백 년은 된듯하지만, 모두 말끔하고 세련되었다. 유럽 문화의 중심이 파리로 옮겨진 때 세워진 건물들이 지금까지 보존되는 건 아닐까? 옛모습이 모두 사라진 서울의 풍경이 대조적으로 떠오른다.

 

 

내일은 베르사유 궁전에 갈 듯하다. 그리고 저녁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추억이 남을만한 곳에 가야할 것 같다. 어디가 좋을까?